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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카테고리 없음 2022. 8. 27. 10:04
바람 언덕이다. 백두대간이 보이는, 2년 전에 심은 세 살배기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이다. 붉다고만 할 수 없는 저녁놀이다. 너무 넓어서, 너무 화려해서, 너무 높아서, 너무 멀리있는 곳이어서 비현실처럼 여겨진다. 사라질 구름과 새로 나타난 구름이 함께 한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화한다. 붉고 황금빛의 놀이 어둠으로 변한다. 숨어 있었던 어둠이 나타나는 것인지, 빛이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산새와 벌레 소리가 뜸해진다. 바람소리에 묻힌 것인가. 뭔가 허전하다. 이런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무엇때문에 그리되는지 알아내지 못한채 그냥 받아들이며 지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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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카테고리 없음 2022. 8. 22. 20:45
코로나 자가진단을 합니다. 조금 긴장됩니다. 색깔이 조금씩 변하고 차오르는 것을 봅니다. 띠가 하나인가 두 개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학교다닐 때 리트머스 종이로 산성과 염기성을 구분한 적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는 매체들입니다. 내가 하느님을 얼마나 잘 따르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분께 대한 믿음과 희망도 측정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측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성경에는 믿음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많습니다. 오늘 성무일도의 저녁기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무죄한 이 다칠세라 뇌물 받지 않는 사람"(시 15, 5)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보다 더 좋은 것이 세상에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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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첫 문장 수집하기카테고리 없음 2022. 8. 22. 11:34
잘들 계시죠? 입추 지난 지 오래되었고, 더위도 물러난다는 처서가 내일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마쳐야 할 일이 있어 글방을 소홀히 했는데, ‘톡’을 통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크게 관심쓰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몇몇 분으로부터 ‘9월에 어떤 책을 읽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이런 말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습니다. 책읽기의 즐거움과 기쁨을 알고 계시는구나. 제가 가끔 말씀드렸던 ‘책력’(책읽는 힘)이 성장했거나 남아도는 구나. 지난 여름 고전/명작 읽기에 조금 가벼운 책을 읽었구나, 등등.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읽을 책과 글쓰기 주제에 대해 전체적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9월의..